[베스트후기]합격 소식을 듣고..
17년의 휴직 기간을 딛고 병원에 재취업한지 5년이 훌쩍 넘었네요.
늙으막에 무슨 공부야 싶으면서도 임상에 다시 서고 보니 부족함이 느껴졌고
3년제가 거의 다 4년제로 바뀐 현실을 접하면서 뭔가 노력이 필요함을 절감했죠.
아이들 둘은 대학 진학을 해서 집을 떠나 지내고 옆지기와 단 둘이 지내는 상황인지라
크게 신경쓸 일은 없었어요.
선배의 응원에 힘입어 신지원 에듀 신청을 하고 교재를 받았지만 처음엔 쉽게 시작을 못했죠.
차일 피일 시간을 보내다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지방이다 보니 출퇴근 시간도 많지 않고 출근 전, 퇴근 후 시간을 활용했어요.
도서관에 앉아 책을 보는 재미를 알게 되고 즐기면서 공부했던 것 같아요.
6월부터 5개월 공부했네요.
여유있게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계획했다면 더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을 거예요.
처음엔 도서관에 앉아 폰으로 인터넷 강의를 편한 맘으로 들었어요.
각 단원 문제풀이 다 듣고, 강의 설명이 없는 문제도 나름 풀어보기도 하고.
두 번째는 개념이나 중요내용을 정리하며 들었어요.
그리고 세 번째는 노트에 정리된 내용을 훑고 교재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즈음 신지원에듀에서 기출문제집을 추가로 보내주시더군요.
그래서 세 번째는 각단원 문제를 풀고나면 그 단원에 해당하는 기출문제집의 문제를 풀면서 점수를 매겨봤어요.
합격 점수가 나오더라구요.
주교재의 문제를 풀 때, 그리고 기출문제집의 문제에서 틀린 문제와 다시 한 번 더 챙겨봐야 할 문제는 표시를 해 두고
네번째는 시험일 즈음에 표시해 둔 문제들 중심으로 훑어봤어요.
강사님이 일곱 번은 봐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로 시간여유를 두고 일곱 번 훑을 수 있으면
큰 걱정없이, 불안감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양 과목은 국사와 영어를 선택했어요.
국사 인터넷강의 강사님 설명이 어찌나 재밌던지 제 아이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정말 훌륭한 강의였어요.
인터넷강의는 한 번 듣고 두 번째는 본문 내용 훑고 문제풀고,
시험 직전 추가로 보내온 문제풀이 보고... 그리고 시험을 치뤘는데 국사가 저는 제일 쉬웠던 것 같아요.
문제는 영어.
사실 고등학교 수준의 교재 내용을 보고는 인터넷 강의 한 번 듣고 나서 영어 공부는 따로 더 하지 않았어요.
이 정도면 영어가 제일 식은죽 먹기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시험장에서는 영어 때문에 멘붕이 됐었죠.
단어를 몰라 손을 댈 수 없을 정도였어요.
영어 시험 치르고 나서 독학사 시험을 포기하려고 했어요.
국사, 영어 시험이 1교시였거든요. 점심 안먹고 그냥 집으로 가버릴까 생각했답니다.
만약 불학격했다면 내년엔 영어 대신 국어를 선택하려고 했어요.ㅎ
점심 먹고나서 2교시, 3교시 전공과목 네 과목을 치르고 나서야 망친 영어 시험을 만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히 저는 과목당 합격(각 과목당 60점 넘어야 합격하는)을 선택하지 않고 총점제를 선택했거든요.
국사와 나머지 전공 과목이 다행히 영어 점수를 메워준 것 같아요.
아무튼 영어 교재와 강의는 많이 실망했어요.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 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5개월의 시간이 추억같네요.
밤근무 퇴근 후 오전근무 출근할 땐 리듬이 바뀌지 않아 밤새 공부하다 1~2시간 자고 오전근무 출근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열심히 산 것 같네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말이죠.
이글을 보시는, 독학사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이런 추억 만들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 번쯤 학창시절의 그런 공부 열정을 다시 경험해 보시라고.
합격 소식을 듣고 보니 더욱 더 감회가 새로운 게 보람도 있구요.
도전해 보세요!^^